얼마전 야간일이 들어와, 작은 크기 오피스텔 쓰레기로 가득찬 집을 청소하고 왔다.
흠~ TV에서나 봤지.. 실제로 있었군..
우리집에서 가까운 동네..
현관문을 여니.. 마치 물이 정강이까지 가득찬 것처럼 현관에서부터 쓰레기들로 넘쳐났고, 서랍이나 측면 창문쪽 광안에도 온갖 쓰레기들이 넘쳐났다..
여자가 사는 집안인지 음식물 찌꺼기 위로, 오래된 브라랑 팬티들이 이곳저곳 섞여있었고, 그냥 손으로 일일히 집어서 치우기엔 너무 시간이 걸려 플라스틱 삽으로 퍽퍽 퍼담은 것이다.
뭐라고 말할수 없는 입안에 생생한 맛처럼 흘러드는 꾸리꾸리하고 퀘퀘한 냄새..
싱크대는 특히 섞은물까지 고여서 또한 엄청난 쓰레기 더미를 이루고 있었다.
침대 반켠 벽면쪽은 역시 무슨 사발면 다먹은거, 각종 과자봉지등으로 요새를 이루고 있었고,
그래도 발치엔 하나의 성역처럼 컴퓨터가 있었다.
창문엔 발이 쳐져있었지만.. 바로 건너편도 큰 건물 벽이어서, 사실상 조망은 별로였고, 항시 커튼을 쳐놓고, 낮에도 형광등을 항시 키고 살만한 그런 집이었다.
문득 쓰레기로 가득찬 방안에서, 유일한 세상구경처럼 컴퓨터만 했을 상상이 간다..
청소가 빗자루질의 스케일이 아니다.
마대를 한 60~70개, 플라스틱 포크레인 삽으로 퍽퍽 떠서 퍼담았다.
본인이 쓰레기봉투 이빠위사서 용역하나 쓰면 어찌보면 싸게할수도 있겠지만..
생각보다 이런 집 청소가 돈 100이 넘게 드는것 같다.
야간 두 사람 삽질하고 나르는 사람 임금 2인분 30만원!
폐기물 1톤 차 35만원 정도??
주방세제및 청소도구 2~3만원..
별도의 청소팀이 오는건 못보고 끝냈지만, 한 2~3사람 오고, 이것도 족히 일당 30은 드나..
거기에 사장 일당.. 회사에서 남기는 이윤등등을 생각해보면..?
젊은 여대생 집이라는데..
어떤 사생활적 부분이 민감해서, 청소하는 동안 수백만원 짜리 카메라를 놓고 동영상을 CCTV처럼 녹화한다.
사장이 들어가기전에 주인이 볼수도 있으니, 뭐 더럽네 냄새나네 그런 말은 하지 말고, 가급적 그냥 조용히 일만 하면된다고 했다.
옆사람이 갑자기 싱크대를 보더니 "시발" 욕을 하길래.. "쉿!"이라고 주의를 주었다.
정신적으로 피곤을 많이 느껴서 작업자체를 거부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필자도 처음에 올때는 누가 죽었나.. 시체가 있던 공간을 청소하는 그런건가 싶었지만 그건 아니었다.
같이 온 사람은 영화를 많이 본 탓인지..
한술더 떠서 문을 여는 순간 무슨 퇴마사처럼 자신은 강력한 "살짜" 기운을 느꼈다면서,,
저 사장은 친절한듯하지만 사실은 사채업자이고, 자신이 관리하던 술집 젊은 여자 결국 빚이 쌓여 생을 포기해, 그 집을 청소하러 온게 아닌가.. 절대로 물어보지 말고 우린 일만 하면 되는 딱 그런 상황이라고..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데.. 엇 그런가? 뭔가 좀 납득이 되는듯도 하고 아닌듯도 하고..
집에와서 찾아보니, 그러나 실로 특히 젊은 세대의 쓰레기집, 참 이런 사례가 많다고 한다.
20리터 쓰레기봉투로 열댓개가 나오면 양반이다.
필자가 청소한 집은, 큰 쌀마대로 한 50포 이상은 나왔으니께.. 1톤 차에 가득 실릴 정도!
경비실에 자동잠기는 앞문을 한동안 따달라고 했는데, 경비왈 예전부터 좀 그집이 문제가 많았네 식으로 이야기를 한다.
아마 주변 이웃들이 냄새등이 고약해 민원들이 많이 들어왔나 보다...
인터넷에서 보면 멀쩡한 처자가 저래놓고 살지만...
사장 이야기도, 대부분 여자가 깔끔할 것 같지만.. 쓰레기집 청소의 거의 95%이상정도가 젊은 여성이라고 한다.
저장강박증? 혹은 어떤 충격과 불안.. 혹은 지나친 감수성이나 섬세함... 절망적 무기력과 우울증..
(혹은 마약의 금단증상...?)
이유는 여러가지일 듯 하다.
어떤 병적 증세라고 볼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뭐.. 대체로 이렇게 사는 경우는 그 어떤 물건도 버릴게 없다고 느끼는 것이다.
집은 쓰레기로 넘쳐도 의외로 바깥에 나가면 너무나 깔끔하고 용모단정해, 바깥에서 전혀 그런 문제가 있는줄 상상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대인관계적인 활동이 많이 없거나 줄어서, 대신 자신의 생활 주변에서 특별한 의미를 찾게 된다랄까?
2021년 1월 8일 몇시, 내가 먹던 사발면 용기..
2021년 3월 9일 몇시, 길에서 우연히 주은 액세서리...
뭐~ 이런 것들을 특별한 추억처럼 느끼는 것이다.
스펙트럼적인 차이랄까?
보통 일반인들도 당장에 쓸모는 없어도, 이것은 어린날 돌아가신 엄마가 나에게 선물했던 장난감 유품,
증조할아버지로부터 내려오는 조선시대 스푼..
내 마누라가 처녀 시절 입던 팬티..?
뭐 이런 것들을 보물처럼 소중히 여기지 않는가..?
단지 그 스펙트럼의 차이가 너무나 확대되어, 자신의 일상 접하는 모든 것을 특별하다고 느끼거나 소중한 위안거리처럼 느끼는 것일게다.
집안이 자신만의 성채가 되고 무인도가 되는 것이다.
뭐..어찌보면 필자도 영상등을 자주 만들고, 블로그 글을 쓰려면 수많은 자료들을 모아야 하기에, 혹은 새끈한 쇼핑몰 모델이나 미녀사진이나 뭐 재밌는 유머등, 인터넷 웹서핑에서 긴가민가 싶으면 일단 다운받고 본다.
소스를 모아놓으면 꺼리가 생기는 것이다.
다행히도 필자는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하드디스크란 사이버 공간의 저장공간에 남기는 것으로 별 문제를 느끼지 않는다.
아무리 많은 자료를 수집해도 10테라 하드 여러개 공간에 끄떡이 없는 것이다.
경우는 다르지만, 요새 젊은 사람들은 특히 인스타나 소셜등이 일반화되어 특별한 순간등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기는 것을 좋아할 것이다.
정도의 차이일뿐... 다 비슷한 것이고... 어떤 사람은 운이 없게도 뭔가 큰 충격을 받거나, 마음에 한순간 굴곡이 심해져 그것이 주변에 민폐를 줄정도의 방안에 쓰레기 모으기로 심해진것일게다...
인터넷을 보면 무슨 환자.. 이런 말을 쓰기도 하지만,
필자는 그렇게 딱 구분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세상에 문제없는 사람들이 다 어딨겠어.. 저마다의 신념과 곤조가 있고, 감수성이 다르고, 마음의 상처가 다르고... 단지 스펙트럼의 차이일 뿐인게쥐...!
그렇다고 해서 저 사람 중중이니, 정신적 문제가 있는 환자이니.. 그렇게 선을 그어 분류하는게 오히려 나쁘지 않을까 싶고.. 바깥에서 일상 마주칠때 상식적 선에서 잘 통하고, 자기 친구 집이 그런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경우도 많다하니..
지나치게 색안경 끼고 볼 필요는 없을듯하다.
경우는 다르지만 쓰레기터에서 생존을 위해 살아가는 난민들도 있는 것이고..
사실 보통 사람들도 때때로 정신적으로 흔들리고 불안할때가 있지 않은가..
그냥 좀더 색다른 취미가 있는 사람들이 있구나, 뭐 그럴때도 있는거지 하고 나왔다.
나야 돈벌었으니.. Good 이지, 뭐~!!
아무튼 그렇게 일하고 집에와보니.. 필자도 대략 청소는 그래도 1주일에 한번씩은 모아서 하고, 설거지도 2~3일에 한번씩 해서 청결을 유지하지만..!
문득 집안 풍경을 찍어본다.
다시 청소할때가 거의 된게군, 좀 어질러져 있지만..
(필자의 오피스텔은 좀 큰편인데.. 요새 신축 오피스텔은 풀옵션이라 가구는 많고 좋고 월세는 비싼데 오히려 실내 공간은 훨씬 좁더라!)
쓰레기가 수영장처럼 정강이까지 넘실대던 집을 청소하고 오니, 너무나 쾌적하고 깔끔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 정도면 진짜 양반이잖아! 널브러져는 있지만, 저곳을 청소해도 작은 비밀봉다리 하나도 안나올 정도로 살고 있는 것이고..
얼마전에는 이사와 처음 몇년만에 특별히 주방청소도 하지 않았겠는가!!
그리고 포스팅 꺼리로 잘 울궈먹지 않았는가!!!
https://charlieman.tistory.com/1073
뭐랄까.. 필자도 나름 큰일한다는 시각.. 당장 오늘 내일 세계가 멸망할지 모르는데...!
남자가 그런 문제들에나 신경쓸일이지, 지나치게 청소처럼 시시콜콜하고 짜잘한 일들에 매일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된다는 묘한 사상이 있어, 집안을 그냥 집이라기보다는 스튜디오나 작업실이라고 생각하고 산다.
20대후반 무렵 완벽주의자 친구가 좀 삐댈일이 있어서 우리집에 몇달 빨대꽂고 머물고 갔지만..
이 친구는 면장갑끼고 손으로 책상문질러 먼지나오면 경악하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맨날 같이 살면서 "야, 좀 청소좀 해라!" 이런 소리를 듣긴 했다..
뭐..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가 다른거 아니겠어..
방세도 안받고 공짜로 재워주는데.. 그렇게 불편하면 니 두손과 두발은 논다냐? 직접 청소하면 되지않노..
어디서 오냐오냐 매일 엄마가 방치워주던 버릇을 나한테 와서 궁시렁거리지 말고,
다시 엄마 집으로 돌아가서 실컷 반찬투정하며 살던가..
아쉬운 사람이 먼저 청소하는게 우리집 룰이라며, 그런건 좀 알아서 먼저 아쉬운 사람이 하면 되는 것이고,
자연스럽게 하자라고 한 것이다.
그 친구는 자기가 빗자루 잡는 것은 막상 게으르면서, 엄마가 자기방 매일 깔끔하게 치워주는 소싯적 불평만 해되서, 한마디 해준 것이지만, 그렇게 말한다고 하더라도 자기가 직접 청소하기는 귀찮아서인지 결국 적응을 햇다.
그 친구의 기준에선 매일 청소를 해야지 불편함이 없었던 것이고, 필자의 기준에선 일주일에 한번쯤 해도 별 무리가 없었고, 보통 컴퓨터 작업에 정신이 팔려있어, 집안 풍경에 대해 어질럽다고 생각할 여유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뭐.. 아무튼.. 정도의 차이가 아니겠는가..? ㅎㅎ
글을 마친다. [2021. 12m. 17d, 오후 16시 39분, Charlie Conspira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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